
칠석의 라벨은 고려의 문신이자 시인인 이규보의 사쾌(四快: 네 가지 유쾌한 일) 중 동방화촉야(洞房花燭夜)을 모티브로 제작되었습니다. - 동방화촉야(洞房花燭夜): 신방에 촛불 밝힌 첫날밤 #탐나불린 (Tamnavulin) 증류소 퍼스트필 버번 배럴 12년 숙성, 53.5% #싱글캐스크 #캐스크스트렝스 #nonchillfiltered #noncoloured 캐스크넘버 110916 [노징(Nosing)] 가장 먼저 코끝을 스치는 것은 짭조름하게 볶아낸 건과류의 뉘앙스로, 마치 술안주로 곁들이는 소금 절인 견과류의 고소한 풍미가 직관적으로 다가온다. 잔을 스월링 하면 설탕에 졸인 복숭아의 진득한 달콤함이 피어오르는데, 이는 곧 체리블라썸이나 일본의 벚꽃 잼, 혹은 아카시아 꽃내음을 연상시키는 화사한 플로럴 노트로 우아하게 변모한다. 코를 가까이 대고 깊게 들이마시면 선명한 바나나 우유의 향미가 감지되는데, 한 번 인지하고 나면 이 향이 전체를 지배할 정도로 존재감이 뚜렷하다. 기저에는 소금기와 부싯돌 같은 미네랄리티가 단단히 깔려 있어, 간혹 바나나 향과 섞여 풀 내음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충분히 분해하여 즐길 수 있는 수준이다. 흥미로운 점은 위스키를 비우고 난 뒤 잔에 남은 잔향인데, 앞선 지배적인 향들이 사라진 자리에 숨어있던 청사과 시트러스가 새큰하게 얼굴을 드러내며 마지막까지 신선한 반전을 선사한다. [팔레트(Palate)] 입안에 닿는 순간 청사과, 바나나, 그리고 밤 크림의 풍미가 동시에 폭발하며 미각을 강렬하게 깨운다. 혀를 감싸는 묵직한 감칠맛은 비강까지 차올라 마치 향수를 뿌린 듯 화려한 인상을 남긴다. 혀에 전해지는 스파이스는 화끈거리는 열감보다는 따끔따끔한 독특한 자극으로 다가오며 맛의 엣지를 더한다. 질감 자체는 너무 무겁거나 물처럼 가볍지 않고 딱 알맞은 실키함을 유지하고 있어, 복합적인 풍미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편안하고 뛰어난 음용성을 자랑한다. [피니쉬(Finish)] 목 넘김 후에는 바닐라 크림과 바나나 주스를 섞은 듯한 느끼하고 녹진한 풍미가 날숨을 타고 강력하게 퍼지며 여운을 지배한다. 혀에 남는 까끌까끌한 스파이스의 질감은 선명하고 화사한 과실 향미와 감각적인 대조를 이루며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인공적인 느낌 없이 자연물 본연의 화사한 달콤함이 입안을 맴돌며, 마치 바나나 우유나 밤 우유를 마신 직후처럼 침이 달게 느껴지는 기분 좋은 잔당감을 선사한다. 향미의 긴 여운이 서서히 사라질 무렵, 혀 전반에 남는 짭조름한 미네랄 뉘앙스가 깔끔하게 마무리를 짓는다. [총평] 선명한 네추럴 향미와 독특한 질감이 인상적인 NPF 모두 자극하는 폭발적인 위스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