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두번째 수묵화 제품입니다. 진득한 버터와 바닐라 풍미로 차분하게 시작해 입안 가득 터지는 열대과일의 풍성함과 청량한 허브의 변주까지, 시음 내내 짜릿한 반전 매력을 선사하는 보틀입니다. #글렌오드(Glen Ord) 증류소 퍼스트필 버번 배럴 13년 숙성, 58.7% #caskstrength #nonchillfiltered #noncoloured [노징(Nosing)] 잔에 따르는 순간 다소 버터리한 향미로 시작되어 잠시 갈피를 잡기 어렵지만, 이내 착즙한 리치 주스의 풍성한 열대과일 풍미가 선명하게 피어오른다. 리치의 향을 지나면 적사과 특유의 수분감 있는 단맛을 중심으로 체리와 라즈베리의 새큼함이 기분 좋은 반전을 선사한다. 직후에는 아세톤 향이 잠시 튀기도 하지만 곧 안정화되며, 깊게 향을 들이마시면 사과 계열의 산미가 급격히 상승함과 동시에 찌르는 자극 없이 알코올에서 기인한 민티한 뉘앙스가 시원하게 어우러진다. 시간이 흐르면서 마른 목질감이 스파이스처럼 다가오나 과실감을 넘어서지 않는 자연스러운 수준에 머문다. 잔을 가만히 두어 위스키가 충분히 풀리면 고급 선물용 비스킷을 연상시키는 풍성한 바닐라 풍미가 살아나고, 이때 스월링을 더하면 다채로운 꽃다발 같은 매캐한 플로럴 노트가 스파이스와 함께 피어올랐다가 다시 진한 과실감 속으로 잔잔하게 스며든다. [팔렛(Palate)] 입안에 닿는 첫인상은 예상외로 차분하다. 머금고 가만히 두면 당분감이 은은하게 퍼지며 스파이스가 스멀스멀 올라오지만, 입안에서 굴리기 시작하는 순간 노징에서 감지했던 진한 과실 풍미와 청사과의 새큼한 산미가 폭발적으로 피어오르는 짜릿한 반전을 보여준다. 흥미롭게도 술을 굴리는 중간중간 은행이나 각목을 연상시키는 꼬릿하고 독특한 풍미가 매력적인 킥으로 스쳐 지나간다. 비강으로 숨을 내뱉으면 묵직한 감칠맛이 크게 퍼진 뒤, 엘더플라워의 달콤한 플로럴 노트와 옅은 사과의 산미, 그리고 리치의 녹진한 과실미가 한층 짙어진다. 58.7%라는 높은 도수와 묵직했던 노징에 비해 실제 액체의 질감은 무겁거나 자극적이지 않으며, 혀에 내려앉는 감촉이 편안해 쥬시하다기보다는 실키하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또한 입안 전반을 간질이는 미세한 탄산감과 애플민트를 닮은 화사한 민티함이 더해져, 노징의 느끼함과는 또 다른 청량하고 우아한 퍼포먼스를 완성한다. [피니시(Finish)] 화사하고 우아한 여운이 돋보인다. 오래 머금고 삼켰을 때는 비강에서 느꼈던 복합적인 과실 향이 은은하게 퍼지며, 혀와 입천장에 기분 좋은 당분감과 오일리한 코팅감을 남긴다. 음용을 이어갈수록 60도에 육박하는 도수를 증명하듯 자글자글한 탄산감과 애플민트, 스피어민트의 상쾌한 뉘앙스가 점차 강력함을 더해간다. 시간이 흐를수록 당분감이 휘발되지 않고 오히려 혀에 진하게 코팅되어, 마치 사탕을 오래 물고 있었던 것처럼 혀를 기분 좋게 저릿하게 만든다. 숨결을 통해서는 리치, 적사과, 복숭아를 아우르는 풍성한 믹스 프루츠의 향미가 오랫동안 지속되며 한 잔의 여운을 길게 견인한다. 마무리에 접어들면 혀끝에 은근한 쌉싸래함이 층층이 쌓이는데, 이 쌉싸래함이 호흡과 입안의 진한 당분감과 절묘한 대비를 이루며 마지막까지 다채롭고 재미있는 미식 경험을 선사한다. [총평] 버번캐의 버터리함과 스피릿의 과실감이 폭발적으로 상호 작용할 때 피어나는 향미적 효과를 경험할 수 있는 한 잔 ※ 테이스팅 노트는 시음자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참고용으로만 활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