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enrinnes_위스키내비 십이지신도 신 2008VIN Cask No.9003266 (Alc Vol. 53.5%) [노징(Nosing)] 잔에 따른 직후, 멜론 과육을 연상시키는 부드러운 달콤함에 은근한 산미가 곁들여져 기분 좋게 피어오른다. 처음에는 청사과나 잘 익은 청포도에서 느껴질 법한 새큰한 과실 향이 주를 이루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레몬처럼 선명하고 상쾌한 산미로 정교하게 발전한다. 흥미로운 점은 상큼한 향 사이사이에 치즈와 같은 유질감이 녹아 있어 향의 무게감을 든든하게 지탱해준다는 것이다. 가까이서 호흡하면 플로럴 노트가 더욱 선명해지는데, 꿀을 가득 머금은 사루비아 꽃의 향미가 지배적이다. 잔 속의 향은 멈추지 않고 라즈베리와 타트체리 같은 레드 베리류의 뉘앙스로 변주되며, 그 아래 깔린 다크 초콜릿의 텁텁한 달콤함이 전체적인 조화를 완성한다. 특히 시간이 흐를수록 사루비아의 은은한 꽃향이 장미의 독특하고 화려한 향취로 진화하는 과정이 무척 매력적이다. [팔렛(Palate)] 입안에서의 첫인상은 그야말로 폭발적이다. 마치 신선한 라즈베리를 한입 베어 물었을 때처럼 강렬한 산미가 침샘을 즉각적으로 자극하며 입안 전체를 휘감는다. 알코올 도수에서 오는 타격감보다는 고품질의 산미가 주는 청량한 자극이 더 돋보이며, 이는 액체 자체의 가벼운 질감과 대비되어 독특한 만족감을 선사한다. 비강으로는 사루비아 같은 플로럴 노트와 함께 꿀의 뉘앙스가 노징 때보다 더욱 거대하게 증폭되어 전달된다. 전반적으로 묵직하게 짓누르는 셰리 밤 스타일이라기보다, 가볍고 섬세한 셰리 위스키가 가질 수 있는 부드럽고 우아한 복합성의 정수를 보여준다. [피니쉬(Finish)] 피니시에서 느껴지는 꿀의 뉘앙스는 시음의 시작부터 끝까지 점진적으로 강화되며 긴 여운을 남긴다. 화사한 플로럴 뉘앙스와 유질감이 한데 섞여 마치 장미 잼을 머금은 듯한 달콤하고 화려한 마무리를 보여준다. 머금는 시간이 짧을 경우 오렌지 과육과 껍질의 시트러스함이 선명하게 나타나며, 목 넘김 후에는 민티한 그래시함과 쌉싸래함이 더해져 입안을 산뜻하게 정돈한다. 귤락을 씹었을 때의 쌉싸름한 시트러스 뉘앙스는 시간이 지나며 기분 좋은 다크 초콜릿의 여운으로 길게 연장되며 시음의 대미를 장식한다. [총평] 복합성 안에서 플로럴의 지향성이 명확한 정석적인 캐릭터성 쉐리 위스키